며칠 몇 일 - 헷갈리는 우리말 한글맞춤법



■ 한글맞춤법 중 며칠 몇 일은 외국인이 안 틀린다?


며칠 몇 일 우리말 표기 띄어쓰기는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은 거의 틀리지 않고 한국어가 모국어인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틀립니다. 


종종 보면 외국인이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한글 맞춤법을 더 잘 알죠. 한글맞춤법 중에서 유독 이 '며칠'은 한글을 외국어로 배우는 이들이 거의 안 틀립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는 문법이나 사전, 혹은 교재를 통해 우리말을 배운 것이 아니라 소리를 듣는 것부터 했기 때문에 며칠 몇 일이 헷갈립니다. 


반면, 한국어를 처음 접하는 외국인은 소리보다는 문자 표기 며칠을 먼저 접하고 소리를 익히는 식이죠. 우리가 영어를 그렇게 배웠듯이 말입니다.


외국인은 처음부터 한글 맞춤법에 맞게 표기된 것으로 한글을 처음 배우는 겁니다.




■ 며칠 몇 일 혼동되고 자주 틀리는 이유


발음상으로는 며칠이 맞을 것 같은데, 형태상으로 몇 일로 표기해야 맞을 것 같죠. 그래서 틀리는 겁니다.


몇 월. 이건 맞거든요. 그러니까 '몇 일' 이것도 맞을 것 같습니다. 몇 월 몇 일. 맞는데?


내가 한글 맞춤법 좀 아는데, 제1항에 이렇게 나와. "한글 맞춤법은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함을 원칙으로 한다."


그런데 몇 일 표기가 틀렸다고 하니 당혹스러운 거죠. 왜 몇 일은 틀린 표기고 며칠이 맞는 표기라고 하는 것일까요?


원칙만 알고 예외를 모르고 있는 거죠. 언제나 예외가 골치죠.






■ 한글 맞춤법 규정 - 어원이 불분명하면 원형을 밝혀 적지 않는다


'몇 일'이 아니라 '며칠'로 쓰는 이유는 맞춤법에서 "어원이 분명하지 아니한 것은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제27항 붙임 2)고 규정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며칠의 어원이 분명치 않은 것이죠.


흔히들 몇 일은 우리말 '몇'과 한자어 일(日)이 결합된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게 아니고, 옛말 '며츨'에서 온 것으로 봅니다. 순우리말인 거죠. 믿기지 않죠? 저도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발음상 논리로도 몇 일이라고 쓸 수 없어요. 낮일의 발음은 난닐인데, 몇일의 발음은 면닐이 아니잖아요.


결국 몇 일 며칠의 어원이 정확히 뭔지 알 수 없는 겁니다. 따라서 원형이 아니라 소리나는 대로 표기하는 거죠. 그래서 며칠입니다.


이해되셨죠?




■ 그래도 난 불만이야!


이렇게 설명을 드려도 불만스러운 분이 분명 있을 겁니다. 맞춤법 규정이 절대적이지 않기 때문이죠.


맞춤법 규정은 완벽하게 옳은 것이 아니라 되도록이면 그렇게 쓰는 것이 좋겠다고 일정 사람들이 모여서 판단해서 합의해서 정한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한테 절대 진리로 통하는 것은 아니고요.


다 그런 건 아닌데, 가끔 보면 신호등처럼 그냥 이렇게 정한 것이지 딱히 명확한 이유나 근거는 대지 못할 때도 있죠. 행정 규칙처럼 그냥 그렇게 하기로 정할 때가 있는 겁니다.


한글 맞춤법은 문화체육관광부 고시입니다. 법률이 아니고 처벌 규정도 없습니다. 한글 맞춤법 틀렸다고 징역을 살거나 벌금 내나요? 아니죠. 


그럼에도 맞춤법 틀리면 핀잔을 듣죠. 사회적으로 합의된 규정에 따르지 않았고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거죠. 기본 기초 교양이 없다고 여기죠.


그래서 결론은 불만이 있어도 며칠로 쓰세요. ^^;


다소 일방적으로 정한 경우가 없지 않아서 국립국어원과 따져서 바꿔야 할 부분이 있긴 합니다. 예를 들어 실뭉치가 있죠. 현실의 언어 사용과 동떨어진 경우죠.


2016/07/16 - [표준어 규정] - 황당한 표준어 규정 - 실뭉치는 표준어가 아니다? 실몽당이가 압도적으로 널리 쓰인다?

Posted by 러브굿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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